미국 경제가 지금 겉으로는 호황처럼 보이지만, 아래에선 이미 ‘파산’이라는 단어가 심상치 않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뉴스에서 자동차 대출 회사의 파산 소식까지 피부로 느껴지면서, 미국 금융시장의 위기 징후가 이곳저곳에서 포착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실제로 언론에서 공개된 숫자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경제 위험 신호를 살펴보겠습니다.
1. 6.56% – 30년 만에 최고치, 자동차 대출 연체율
블룸버그와 피치 레이팅스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미국 자동차 대출 60일 연체율이 6.56%에 달합니다. 이 수치는 1994년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자동차 대출 업계의 대표적인 서브프라임 대출 회사 ‘프리마랜드 캐피탈’이 최근 텍사스 북부 연방 파산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사실은 업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자동차 대출 연체가 왜 중요할까요? 미국에서 자동차는 생계의 필수품입니다. 우리나라처럼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자동차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생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됩니다. 이 지표의 급상승은 소비 여력이 바닥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2. 2,436억 원 – JP모건의 충격적인 손실
프리마랜드 캐피탈뿐만 아니라 ‘트라이컬러’라는 유사 대출 회사도 파산했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미국 최대 은행 중 하나인 JP모건이 트라이컬러에 1억 7천만 달러, 즉 약 2,436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는 사실입니다. 대형 은행들까지 서브프라임 대출의 리스크에 휘말리고 있다는 것은, 지금의 위기가 단순히 저신용층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3. 14,000명 – 테크 기업의 역대급 대규모 감원
최근 아마존이 직원 14,00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으며,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IBM 등도 추가로 수만 명 인력을 감축하고 있습니다. AI 서버에는 막대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고임금의 인재들조차 포함된 대규모 해고 사태는 경기 침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4. 50% – 경기침체 확률이 뛰어오르다
미국 신용 평가사 무디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경기침체 위험이 50% 선을 넘었다고 경고했습니다. 과거에도 이 확률이 50%를 초과했을 때 실제 경제침체와 거의 일치했던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 수치가 남다른 경각심을 불러옵니다.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 BHPH 방식의 구조적 문제
서브프라임(BHPH: Buy Here, Pay Here) 자동차 대출의 구조는 신용점수가 낮은 사람들이 은행에서 대출을 못받고 자동차 판매점에서 직접 대출을 받는 방식입니다. 이율은 25%~30%로 매우 높아, 저소득층이 연체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프리마랜드와 트라이컬러 모두 이런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파산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파산의 도미노와 글로벌 금융 연결 고리
미국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 시장에서 시작된 불씨는 실제 글로벌 펀드와 은행, 아시아 연기금까지 이어지며 전 세계 자금 흐름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2% 아래로 떨어졌고, 급격한 리스크 회피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식 시장은 사상 최고가를 찍고 있지만, 소비는 오히려 무너지고 있습니다. 신용카드 연체율 상승, 학자금 대출의 부담 증가, 자동차 포기 현상 등은 서민들의 현실적인 지갑을 조용히 초토화시키고 있습니다.
팬데믹 때 중단되었던 학자금 대출 상환이 최근 재개되면서, 미국 내 수천만 명이 매달 200~500달러씩 빚을 갚다 보니 소비 여력이 더욱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몇몇 지역에서는 집값 하락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마이애미와 텍사스에서는 15~20% 가까운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으며, 기대감 자체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위험 신호를 무시할 수 있을까?
자동차 대출 연체 파산, 대규모 기업 감원, 금융사 손실, 높아진 경기침체 확률… 이 여러가지 숫자들이 모두 뚜렷한 ‘경고음’을 울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2007년 금융위기 직전에도 모기지 연체율이 ‘조금’ 올랐다더라로 시작했지만, 1년 뒤 리먼 브라더스가 사라졌던 기억을 우리는 떠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작고 사소해 보일지라도, 앞으로 1년 후엔 ‘헤드라인’이 될 수 있는 이 지표들에 지금부터 관심을 가지시는 것이 현명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