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00만원 대출·20억 유혹, 국내 300명 규모 ‘죽음을 알면서도 보낸 범죄조직’의 진실을 추적하다

2025년 10월 대한민국 사회를 격동케 한 충격적인 사건. 대학생 박씨는 캄보디아에서 고문 끝에 숨졌고, 그 출발점은 단순한 부업 제안이었다고 합니다. JTBC 뉴스룸 보도를 바탕으로 조직적 범죄의 실체와 그 과정, 그리고 피해자의 고통에 대해 자세히 정리해드립니다.

한순간의 제안, 인생이 뒤바뀌다

박씨가 이 길에 들어선 계기는 학과 동기 홍씨의 ‘통장 판매’ 제안이었습니다. 돈이 필요했던 박씨는 홍씨와 함께 일을 시작하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이름으로 된 계좌가 보이스피싱에 얽히며 금융거래가 모두 정지되었습니다.

카드도, 통장도, 현금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박씨는 생계를 위해 야간 알바까지 뛰게 됩니다. 평범한 대학생의 일상이 순식간에 절망으로 전락한 것입니다.

캄보디아행, 그리고 5,700만원의 사라진 대출

박씨가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렸을 때 윗선에서는 “해외에 가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을 했습니다. 2025년 6월, 박씨는 결국 캄보디아로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현지에서 박씨의 OTP와 신분증을 통해 무려 5,700만 원이 대출된 뒤, 조직원들은 잠적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박씨는 현지에서 감금당해 고문을 받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소개시켜준 분이 또 따로 있어. 대표님이랑 그다음에 팀장님이랑… 대표, 팀장님이 내 통장에 있던 돈 다 들고 갔다.”

박씨가 가족과 마지막 통화에서 남긴 말입니다. 조직의 ‘윗선’은 박씨가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을 알면서도 캄보디아행을 지시했던 것으로 드러납니다.

“최대 20억 번다” 조직의 미끼와 경찰 고위직 유착

JTBC 단독 취재에 따르면, 이 범죄 조직은 국내에서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큰 규모이며 ‘한 건에 최소 1천만 원, 구속을 감수하면 최대 20억 원까지 벌 수 있다’는 미끼로 20대 대학생들을 끌어들였습니다.

조직의 핵심 인물들은 슈퍼카를 몰고, 경찰 고위 간부와도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임을 내세워 피해자와 가족들을 안심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사 대표가 우리나라 큰 업체에 속해 있고, 불법적으로 일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손가락에 꼽힌다. 대표 인맥으로 혹시나 조사가 들어와도 풀릴 수 있다고 했다.”

조직의 힘과 인맥을 강조하며 피해자들이 망설이지 않게 만든 수법입니다.

국내 300명 이상? 점조직 형태로 끝없이 공급되는 피해자

이 조직은 국내에서 최소 300명 이상이 연결된 점조직 형태로 운영된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슈퍼카와 고급 아파트 등으로 재력을 과시하며 젊은 청년들에게 접근합니다.

또한 캄보디아 등 해외에선 중국인, 조선족 총책이 현지 사업을 주도하지만, 피해자 공급 구조에는 반드시 한국인 중간책이 포함돼 있다고 제보자는 말합니다.

경찰은 팀장으로 불리던 20대 남성을 인천에서 검거했고, 추가 조직원들과 윗선을 추적 중입니다. 하지만 조직이 국내외로 퍼져 있고, 인맥으로 방어하는 구조여서 수사가 더딘 실정입니다.

남의 일이 아니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한 청년의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 곳곳에서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통장·신분증 매매와 고수익 알바, 해외 송금 등 익숙한 범죄 메커니즘 속에 기존의 법과 인맥이 무력화되는 현실. 오늘도 조직적 범죄는 사회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또 다른 피해자를 노리고 있습니다.

Leave a Comment